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건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 특히 50~70대 이상 부모님에게 꼭 필요한 건강 체크포인트 3가지를 안내드립니다.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설명드리니, 이번 어버이날은 '건강 점검' 실천의 날로 삼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버이날, 진짜 선물은 '건강 챙김'입니다
5월 8일 어버이날, 우리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선물을 고르고, 시간을 냅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건강을 챙겨드리는 일, 이것이야말로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려면 막연하게 느껴지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미루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핵심 항목만 잘 점검해도 부모님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고, 큰 질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1. 혈압과 혈당, 조용한 건강 적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고혈압과 당뇨는 증상이 없어 더 위험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대표적인 ‘무증상 만성질환’입니다. 즉,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오랜 시간 동안 장기와 혈관에 손상을 주며 진행됩니다. 특히 고령의 부모님은 이미 경계 수치를 넘어선 상태인 경우도 많습니다. 간단한 혈압계, 혈당 측정기만 있어도 집에서 직접 체크할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 전과 후의 혈압과 혈당 수치를 기록해보면, 숫자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압은 120/80mmHg 이하가 이상적이며, 140 이상은 고혈압을 의심합니다. 공복 혈당은 70~100mg/dL이 정상 범위이며, 126 이상은 당뇨를 의심합니다. 일상에서 두통, 손 떨림, 잦은 갈증, 잦은 소변, 피로감 등이 자주 나타난다면 꼭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변화의 추이'입니다. 정기적으로 재고 기록해두면, 그 작은 데이터가 큰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관절 통증, 단순 노화로 넘기면 안 됩니다
무릎, 어깨, 손목 통증은 조기 관리가 핵심입니다
부모님이 “요즘 무릎이 좀 시큰하다”, “어깨가 굳은 것 같다”고 말씀하실 때, 대부분의 자녀들은 “나이 드셔서 그래요”라고 대답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로 실제 병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무릎과 어깨, 손목 등 관절 통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오십견, 테니스엘보 등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습니다.
무릎 통증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있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어깨 통증은 밤에 통증이 심하고 팔을 올리기 어렵다면 오십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손목 통증은 손 저림이나 쥐는 힘의 저하가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되므로 병원에서 간단한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물리치료, 약물, 운동치료 등을 시작하면 통증을 조기에 줄이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3. 식사 습관과 영양 상태, 부모님 건강의 기초입니다
골고루 먹고 계신가요? 단백질 부족이 노화 속도를 앞당깁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줄고, 씹는 기능도 약해지며,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의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 부족은 근육량 감소로 이어져 낙상 위험을 높이고 기초 대사량 감소, 면역력 저하, 회복력 저하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식사에서 ‘질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매 끼니 계란, 두부, 생선, 살코기 중 최소 한 가지를 드시게 하고, 하루 한 컵의 우유 또는 요거트로 칼슘을 보충해 드립니다. 또한 색깔 있는 채소와 과일로 항산화 영양소를 보충하고, 간식으로는 과자나 빵보다는 견과류, 삶은 달걀, 삶은 고구마 등을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약하신 경우에는 반찬을 부드럽게 조리하고, 국과 함께 드시도록 도와주세요. ‘잘 드시는가’는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의 핵심 지표입니다.
올해 어버이날은 '건강 안부'를 여쭤보세요
카네이션, 선물, 외식 모두 소중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관심은 “어머니, 요즘 무릎은 괜찮으세요?”, “아버지, 아침 공복 혈당은 어떻게 나오세요?” 같은 질문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함께 살펴보고, 식습관이나 운동 습관을 조심스럽게 물어보며, 작은 실천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부모님은 진심을 느끼고 실제적인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번 어버이날은 부모님의 ‘건강’을 선물하세요. 그리고 그 선물은, 부모님의 일상에 가장 필요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함께해드리는 것이 가장 값진 효도일 것입니다.